[카드뉴스] 까마귀는 정말 흉조일까? 까마귀에 대한 진실과 오해
[카드뉴스] 까마귀는 정말 흉조일까? 까마귀에 대한 진실과 오해
  • 이호 기자
  • 승인 2019.05.27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호, 김아련 기자 / 디자인 최지민] 까마귀는 예부터 오래도록 함께 해 온 새지만 불길함을 가져오는 흉조로 여겨지고 있다. 정말 까마귀는 흉조인 것일까? 까마귀의 진실과 오해들을 파헤쳐 보자.

우리는 언제부터 까마귀를 흉조로 여기게 된 것일까? 역사의 사례를 살펴보면 고구려와 신라에서는 까마귀를 길조로 여겼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삼족오’는 세 발 달린 까마귀로 태양의 정기가 뭉쳐서 생긴 신비한 새로 그려졌다. 그리고 고구려 남자들은 머리에 검은 까마귀 깃털을 꽂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설화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야기에서는 ‘세오녀’의 이름에도 까마귀 ‘오’자를 사용하고 있다. 삼국유사에서는 정월 보름을 ‘오기지일’로 정했는데 신라 21대 소지왕이 까마귀 덕에 죽음을 면하게 된 사건에 유래해 정월 대보름날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는데 이로부터 ‘까마귀 날’이라 부르거나 ‘까마귀밥’을 먹는다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또 까마귀를 다른 말로 ‘효조’, ‘반포조’라고 부르는데 ‘효도하는 새’라는 뜻입니다. 본초강목에 나오는 ‘반포지효’는 까마귀는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줌으로써 키워 준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이다.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효성으로 까마귀가 효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기도 했다.

까마귀가 흉조가 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 말기 청나라의 영향으로 까마귀가 밀려나고 까치가 등장하면서부터였다.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새라고 여겨 길조가 되고 까마귀는 검고 흉물스러운 존재로 울음소리가 탁해 흉조가 된 것이다.

사자성어 중에 ‘오비이락’, 즉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런 관계도 없이 한 일이 우연히 동시에 일어나 다른 일과 관계된 것처럼 남의 혐의를 받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까마귀는 조선시대 시조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희고 흰 것에 검은 때 묻힐세라~’는 광해군 시절 선우당 이 씨가 동생이 조정에서 벼슬하는 것을 말리며 지은 시조이다. 이처럼 까마귀는 부패한 정치나 관료들에 빗대어지기도 하였다.

종종 기억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까마귀는 머리가 나쁜 새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까마귀는 몹시 영리하다. 까마귀의 IQ는 60~70 정도라고 하는데 이는 7세 어린이의 수준과 비슷하다.

누벨칼레도니 까마귀를 연구하는 오클랜드 대학 알렉스 테일러 박사의 말을 빌려 까마귀들이 도구를 이용해 극히 복잡한 임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까마귀는 영리해서 나뭇잎으로 도구를 만들거나 빵조각으로 물고기를 유인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또 까마귀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소리는 잡음이 아니라 위험함을 알리는 서로의 대화로 추정되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과 해코지 한 사람을 분명히 가릴 줄 알고 해코지 한 사람에게는 보복 공격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까마귀는 영리하며 적응력도 뛰어난 새이다. 까마귀가 길조나 흉조로 여겨온 시기를 살펴보면 사람들의 인식이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가까이서 살아온 까마귀. 변함없이 함께 해온 까마귀들은 흉물스럽고 나쁜 새가 아니라 앞으로 서로 도움을 주며 살아갈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