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우려 속 보은군 민속 소싸움대회 강행 [에디터픽] 
돼지열병 우려 속 보은군 민속 소싸움대회 강행 [에디터픽] 
  • 박진아
  • 승인 2019.10.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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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이 주최하고 한국민속소싸움협회가 주관하는 중부권 유일의 소싸움대회가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우려에도 농가의 최고 대목으로 개최 시기가 겹치는 '2019 보은대추축제'(11∼20일)의 흥행몰이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앞서 충북도 등 방역당국은 지난달 30일 보은군에 공문을 보내 소싸움대회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보은군은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 

이 대회는 중부권 유일의 소싸움 경기로 전국의 이름난 싸움소 160여 마리가 출전한다. 양돈 농가는 아니지만 축산인들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는 행사이다 보니 당역당국 입장에서는 꺼릴 수밖에 없는 일. 

보은군청 홈페이지 캡쳐
보은군청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대회 주관 단체인 한국민속소싸움협회 보은군지회와 보은대추축제 추진위원회 등이 대회 강행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소싸움대회를 취소하면 보은대추축제 흥행몰이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 것이다. 

이들 농가에 대추 축제는 명절보다 큰 대목으로 실제로 작년 축제 때 대추를 비롯해 지역 농산물 86억5천600여만원어치를 팔았을 정도로 농가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위필 한국민속소싸움협회 보은군지회장은 "축산인의 일원으로 ASF 방역에 협조하는 게 당연하지만 소싸움대회가 대추축제의 일환으로 열리다 보니 일반 농가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추농가의 경우 축제 때 생대추로 판매고를 올리지 못하면 원가에도 못 미치는 건대추로 출하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안 좋아 관광객 감소가 우려돼 일반 농가의 여망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보은군은 기존 거점소독소 외에 관내로 들어오는 주요 진입로 3곳에 방역차량을 이용한 임시 소독소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대회 기간 매일 행사장 전체를 개장 전, 폐장 후 소독하는 한편 방역차량을 항시 대기하도록 했다.

반면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충북녹색당은 성명서를 통해 “지금 전국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축산농가들에 비상이 걸려 있고, 충청권에서도 아직 확진판정이 나고 있지는 않지만 의심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전국의 모든 축산 관련 인력이나 차량, 축산물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인데, 보은군은 이런 상황에서 전국의 싸움소 160여 마리를 출전시켜 싸움판을 벌이겠다고 한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치사율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으로 인한 각종 지자체에서의 행사 취소.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워진 경제상황에서 농가들의 입장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어려운상황이 가중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